THE OBELISK
FROM TOXIC TO SENSOROAL
Architecture & Urban Design, 2026
권재원 / JAEWON KWON
폐기물의 물질적 변환과 인도사회에 녹아있던 지오메트리 ‘가트(Ghat)’를 결합해, 파괴된 쓰레기 산을 감각적 생명이 피어나는 치유의 오벨리스크로 승화시킨 건축 프로젝트
2018년,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 이후 전 세계의 쓰레기 지형도는 급격히 재편되었다. 그 결과 인도 뉴델리의 가지푸르 매립지는 선진국들이 배출한 오염물을 받아내는 종착지로 전락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 쓰레기 산 위에서 출발한다. 설계자는 이곳에 기존의 쓰레기 처리 공장이 아닌, 버려진 물질들을 재활용하고 나아가 감각적으로 승화시키는 공감각적(Synesthetic) 건축물을 제안하고자 한다.
설계자는 인도 고유의 공간적 유산인 ‘가트(Ghat)’에 주목했다. 가트는 좁게 해석하면 계단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기존 인도 사회의 종교, 집회, 세탁, 저수, 제향, 농업 등 모든 산업, 문화에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지오메트리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이 건축물의 형태는 기존의 구축 방식이 아닌, 물질의 상변화와 중력에 의해 결정된다. 설계자는 열, 물, 부산물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F(flat), V(vertical), R(reservoir), C(Condensation) 네 가지 형태의 가트 유닛을 설정했다. 타워 중심을 관통하는 ‘유닛 V’가 지그재그로 뻗어나가며 각 유닛에 열을 공급하고, 이 열에 의해 물질들은 액체에서 기체로, 다시 고체로 형태를 바꾸며 아래로 흘러내린다.
이 프로세스를 거치며 악취나는 쓰레기는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한다. 플라스틱을 해중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이 유닛을 따라 매리골드를 피워내고, 플라스틱과 폐섬유를 화학적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물, Glucose, Char(炭)와 같은 부산물들은 유닛을 따라 이동하며 재활용된 섬유를 염색하고, 기향하며, 텍스처를 더한다. 혐오스러운 물질이었던 쓰레기가 공간의 시퀀스를 거치며 순수한 텍스처, 색채, 그리고 향기라는 감각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이 오벨리스크에는 기계적인 장치가 최소한으로 관여한다. 오직 중력과 열의 대류만이 건축물의 두꺼운 단면을 타고 흐르며 공간을 감각적으로 완성한다. 이 프로젝트는 폭력적인 쓰레기 풍경 위에서, 인도의 산업과 성스러운 종교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기념비가 될 것이다. 파괴의 공간에서 시작해 생명을 길러내는 제단으로 끝나는 이 오벨리스크가 가지푸르가 가진 상처를 치유하는 대안이 되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