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ACK
CRACK, the language of architecture
Architecture & Urban Design, 2025
양해림 / YANG HAE RIM
고분과 건축의 관계성 정립을 통한 새로운 건축형태의 제안
이 프로젝트는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에 위치한 국립나주박물관의 새로운 형태를 제안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기존 국립나주박물관은 이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유산인 고분문화를 전시 주제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적 형상은 단순히 옹관의 형태만을 차용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공간구성과 장소성이 고분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프로젝트는 ‘고분과 박물관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전시의 컨테이너가 아니라 고분문화와 방문객 사이의 매개자이자 해석자로서 작동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박물관이 놓일 대지자체의 구조를 재해석하는 데서부터 설계를 시작하였다. 반남 고분군의 실제 분포와 축선을 분석하여 고분군 사이를 가로지르는 보이지 않는 힘의 흐름, 즉 ‘틈’을 읽어내고 그 틈을 따라 건축이 생성되도록 제안한다.
이러한 ‘틈’은 단절이 아닌 연결의 가능성을 지닌 공간적 장치다. 틈은 고분과 고분 사이의 경계를 드러내면서도 그 경계 위를 걷고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건축은 이 틈에 스며들고, 때로는 드러나며, 고분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로써 박물관은 풍경 속에 감추어지거나 드러나는 리듬을 갖게 되고, 고분이라는 장소의 시간성과 감각이 건축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장치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 제안은, 고분이라는 죽음의 공간이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만나며 다시 해석되고 경험될 수 있는 동시대적 장소로서의 박물관을 상상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