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DR.ACT
Architectural interventions activating hydraulic systems
Architecture & Urban Design, 2025
이류경 / LEE RYUGYEONG
정체된 새만금의 유속 회복 프로젝트
지난 수 세기 동안, 하구는 인간 문명의 욕망에 따라 재편되어 왔다. 간척, 준설 댐은 강과 바다의 경계를 수정하고, 흐름을 가두며, 생태계의 순환을 끊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개입을 넘어, 자연의 리듬에 대한 인간의 지배적 상상력의 반영이었다. 새만금은 인류세적 풍경의 대표적 사례이다. 1980년대 시작된 대규모 간척사업은 국토의 확장을 명목으로 자연을 인위적으로 재조직했으며, 그 결과 드러난 호수는 더는 ‘생명력 있는 수면’이 아닌, 움직임을 잃은 수질오염의 상징적 공간으로 남아 있다.
물은 흐를 때에만 살아 있다. 새만금 호는 그 흐름을 상실했고, 정지된 수역은 결국 생태계의 붕괴와 수질 악화를 불러왔다. 점진적인 해수유통 확대가 시도되었지만, 이는 근본적 해법이 아닌 지연된 회복의 제스처에 머물러 있다. 이제 우리는 물을 다시 흐르게 해야 한다. 이 비가역적 풍경 속에서 건축이 어떤 방식으로 생태적 윤리를 구현할 수 있을지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